관람후기

제목 [관람평] 대전실내악축제, DPO Quartet, 진화를 시작하다.

평점 : 0점  

작성자 : 보칼리즈 (ip:)

작성일 : 2015-08-19

조회 : 1026

추천 : 25 추천

내용




2015 대전실내악축제 "실내악의 유희", DPO Quartet

2015년 8월 18일,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


"DPO Quartet, 진화를 시작하다."



2015 대전실내악축제의 18일 공연은 우리 고장 대전의 자랑인 대전시립교향악단의 1,2 바이올린 악장과 비올라 및 첼로 수석 연주자로 구성된 DPO Quartet의 공연으로 이루어졌다.



DPO Quartet은 올 3월 창단공연을 하여 이제 1년도 채 되지 않은 4중주단이다.

구성원간의 호흡이 특히나 중요한 4중주 연주에서 서로 호흡을 맞춘지 1년도 안되었다면 어느 면에서는 앞으로 좀 더 많은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이 그 동안 오케스트라에서 오래도록 함께 연주했던 단원들 - 게다가 악장과 수석으로서 각 파트별 악기군의 맨 앞자리에 앉아 서로 눈빛을 맞추며 연주해왔던것을 고려해 본다면 왕성하게 활동하는 현악4중주단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우리 지역 연주계에서 큰 기대를 가져볼만 하겠다.



지난 3월, 창단공연과 이후 몇 차례의 연주가 있었는데 당시 DPO 콰텟의 연주를 들으며 필자가 느꼈던 좋았던 점으로는 생각했던 것 보다 단원 개개인의 실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다. 대편성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는 개개인의 실력이 잘 드러나지 않겠지만 모든 것이 오픈되어 민낯으로 객석과 마주해야 하는 4중주 연주다 보니 교향악단 연주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이들의 실력이 새삼 돋보였다. 반면, 오래도록 오케스트라 공연을 주로 해서인지 소리를 제어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좀 더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예를들면...

저음역에서 나머지 악기군의 소리를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첼로의 경우... 연주를 하다보면 낮은 C현이나 G현을 연주할 때 어쩔 수 없이 개방현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분명 생기게 되는데 개방현이다보니 소리의 울림이 꽤 오래 남게된다. 저음의 개방현이 계속 울리다보니 다음 음을 연주할 때 이것이 방해가 되는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연주자는 이렇게 지속되는 음을 어느 순간에는 적절한 방법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다.


보통은 왼손으로 현을 가볍게 잡으면 소리가 중단되는데 당시의 연주에서는 소리를 차단하는 방법이 좀 거칠었던 느낌이었다. 좀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부엌갈로 오이를 싹둑 자르는 듯한 음의 단절이 느껴져 음악감상을 해치는 듯 했다.

첼로 연주자만 10여명 가까운 오케스트라 공연에서야 여러 악기들의 소리에 파묻혀 이런 (무의식적인?) 연주 습관이 크게 문제될 것 없어 보이지만 현악 4중주 연주라면 얘기가 달라지는것 아닐까? 이런 연주상의 문제는 특히 4중주 연주에서는 필히 고려해야 할 문제일듯 하다.


아무튼 당시 필자가 느꼈던 몇 가지 기억들이 떠올라 개인적인 의견을 곁들여 보았다.



첫 곡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는 가볍게 몸을 푸는 듯한 연주였다.

시작하고 다소 서로간의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듯한 느낌도 이내 곧 제자리를 찾아 돌아왔다.

크게 문제될 것은 아니겠지만 1st 바이올린에 비해 2nd 바이올린의 음량이 다소 적은 느낌이었다.

관람 위치의 문제인가? 2nd 바이올린의 악기 음량 문제인가?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후 연주한 쇼스타코비치나 슈만의 곡에서는 그렇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다소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음량이었다. 두 바이올린의 소리가 동등하다기 보다 다소 주종의 관계처럼 느껴지며 악기간의 소리의 균형이 잘 맞지 않은 느낌이랄까?



두번째 연주곡인 쇼스타코비치의 현악4중주 제8번 작품 110

드디어 DPO 콰텟의 진면목이 나타난 연주였다.

프로그램 안내 책자에도 나와있듯 이 곡은 작곡가 자신의 작품(교향곡 5번이나 첼로협주곡 등)에서 선율을 가져와 작곡한 곡이라 쇼스타코비치의 다른 현악4중주( 모두 15곡을 작곡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좀 많다...ㅜㅜ) 에 비해 귀에 좀 친숙하게 느껴지는 곡이다.


음악은 전체적으로 비장함이 느껴졌고 DPO 콰텟의 연주는 필자가 음반을 통해 들었던 것과는 또 다른 연주를 들려주었다. 연주자에 따라 음악이 또 이렇게 달리 만들어지기도 하는구나 싶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만족스러운 연주였다.



인터미션 후 피아니스트 송재경과 함께 한 슈만의 피아노 퀸텟은 이번 공연의 하일라이트였다. 아마도 물 만난 물고기...라고 표현하면 적절할 것 같다. 평소엔 잘 표시도 나지 않는 비올라는 이번 만큼은 그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었는데 마치 (턱을 살짝 들고) "나 비올라 켜는 여자야~~" 하는 듯 했다. ^^

여기에 첼로는 풍성하면서도 탄력있는 소리를 들려주었는데 악기가 좋아서인지 연주실력이 좋아서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뭐라 감히 태클걸만한 구석을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연주였다.1악장 중간 중간 첼로와 비올라가 나누는 대화는 사랑하는 연인들을 보는 듯 참으로 아름다운 연주였다.

4악장 내내 열정적인 피아노는 물론이고 두 바이올린 역시도 슈만의 퀸텟을 빛내주는 연주였다.

그래서인가... 연주가 끝나고 많은 박수가 나왔지만 앵콜연주까지 하기에는 쏟아 부은 에너지가 너무 과했나보다...^^



참으로 훌륭한 연주였다.

모차르트, 쇼스타코비치 그리고 송재경의 피아노와 함께한 슈만의 5중주를 통해 DPO Quartet은 세상에 갖 태어난 콰텟이 아닌 이제 진화를 시작한 콰텟임을 보여주었다.


이번이 자웅동체가 되는 진화였다면 다음 공연때는 팔다리가 나오려나?




by Vocal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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