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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리뷰 - 김다미 바이올린 리사이틀, 2. 대전예술의전당 음향의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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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보칼리즈 (ip:)

작성일 : 2015-06-09

조회 : 1913

추천 : 61 추천

내용



리뷰 - 김다미 바이올린 리사이틀, 2. 대전예술의전당 음향의 아쉬움



이번 리뷰에서는 앞서 김다미의 바이올린 리사이틀에서 잠깐 언급했던 대전예술의전당 음향에 대해 이야기하고자한다.



김다미의 이번 바이올린 리사이틀에서 1부에는 모차르와 베토벤의 소나타를, 2부에서는 비에냐프스키, 슈만, 사라사테를 연주했다. 그런데 공연이 시작되고 첫 곡으로 연주한 모차르트의 소나타 처음 몇 소절이 흐르는 동안 내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소리만 놓고 보자면 최악도 이보다 더 최악일 수는 없었다.


모차르트 특유의 맑은 화음과 아름다운 선율은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 없었다. 바이올린 소리가 명료하게 객석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안개로 뒤덮인 곷밭에 핀 꽃들을 감상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가...?




무엇이 문제일까...


연주자가 긴장한 것인가? 기량의 문제인가?

현악기 연주자가 긴장하면 활을 잡은 보잉에 문제가 생겨 소리가 뭉개지는 것이 당연하다지만 수많은 콩쿨 입상경력 등 그간의 연주경력을 본다면 이 부분은 분명 아닐 것이라 생각되었다. 컨디션 난조도 아닌 듯 했으며 실제 연주 자체에서는 별다른 문제를 찾을 수 없었다.


악기의 문제인가?

현악기는 온도, 습도에 영향을 다소 받는다고는 하지만 객석의 관객이 이렇게 까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렇다면 공연장의 문제인가?

1,500석 대형 공연장에서 바이올린 리사이틀은 정말 무리인가?

그렇다면 과거의 예당 공연도 모두 이러했다? 정말???


모차르트에 이어 베토벤을 연주할 때 정말 미세하게 소리가 좋아졌다고는 할 수 있지만 큰 차이라 할 수 없었다.

1부 공연을 보는 내내 온갖 생각들이 머리를 떠나지 않아 음악에 집중할 수 없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그런데,

15분간의 인터미션 후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인터미션 이후의 연주들에서는 1부의 이해되지 않았던 마치 안개 낀 듯 한 소리들이 사라지고 맑고 투명한 바이올린 고유의 음색이 살아나 피아노와의 조화를 이루기 시작했다. 특히 연주 후반으로 갈수록 소리는 정말 놀라지 않을 수 밖에 없을 만큼 좋아졌다.


바이올린의 하모닉스는 명료하게 들려오기 시작했으며 더블스톱은 뭉개지지 않아 화음이 선명했고 음량이 작은 왼손 스타카토의 소리도 비교적 잘 들려왔다. 톡 톡 튀는 듯 한 스피카토도 일품이었다.

1부와 2부의 피부로 느낄 만큼의 소리차이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 공연장 관련 일을 하시는 분과 대화를 나누며 이 수수께끼 같은 이번 공연의 소리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우리는 흔히 공연장에서 공연을 관람할 때 악기의 소리를 직접 귀로 듣는다고 생각한다.

보통은 그렇다. 특히 공연장의 크기가 작다면 당연하다.


그런데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처럼 1,500석 규모의 대형 공연장에서 바이올린과 피아노 단 두대의 악기만으로는 그 소리가 제대로 전달 될 수 없다.


왜?


공연장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리의 울림을 방해하는 관객들이 가득하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첨단과학의 도움을 받게 된다.



 



공연장의 음향은 크게 '건축음향'과 '전기음향' 두 가지로 나뉜다.


건축음향은 공연장을 만들 때 공연장의 모양이라든가 공연장 내부 마감재의 재질, 벽이나 천정 등에 걸린 반사판, 객석의 모양과 수 등을 고려한 말 그대로 건축 자체를 통한 음향이다. 공연장이 작다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연주자와 관객 사이의 물리적인 거리가 적으므로 소리가 잘 들릴 것이다. 하지만 공연장이 크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연주자로부터 수십미터씩 떨어져 있고 좌석에는 소리를 잡아먹는 관객들이 수 없이 많이 앉아 있다 보니 잔향이 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큰 공연장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전기음향이다.

전기음향은 연주자의 소리를 마이크를 통해 받아 앰프를 걸치며 증폭하고 다시 스피커를 통해 큰소리로 바꿔 관객에게 전한다.

공연장이 크면 클수록 건축음향도 중요하지만 전기음향의 중요성이 커진다고 할 수 있으며 대전예술의전당과 같이 다목적 홀, 규모가 큰 대형 콘서트장에서는 특히나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김다미의 바이올린 리사이틀 공연에서 공연장 내부를 유심히 보신 분들이라면 천정에 제법 많은 수의 마이크가 달려 있던 것을 기억할 것이고 또 관객들 모르는 위치에 많은 마이크가 숨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번 공연 1부에서 소리가 엉망이었던 것은 필자의 생각으로는 대전예술의전당 음향시스템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음향을 제어하고 조절하는 부분에서 실패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적어도 1부에서는 대단히 잘못된 조정으로 음향이 공연 자체를 망쳤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1부와 2부 연주에는 차이가 없다는 가정 하에 1부의 이해 안되는 음향과 2부의 제대로 된 음향 사이에서 조정실에서는 수 없이 많은 음향 조정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가 이해 안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십 수 년 된 공연장에서... 대전 최고의 공연장에서... 그간 수없이 많은 여러 공연들이 있었고 각각의 공연마다 다양한 쟝르 - 예를 들면 댜앙한 편성의 오케스트라, 오페라, 뮤지컬, 소규모의 쳄버뮤직, 합창음악, 독주회 등 저마다 규모가 상이한 공연들이 있었으며 매 공연마다 관객의 수도 달라 이에 따른 최적의 음향을 맞추어 메뉴얼화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어떻게 이번 공연에서는 음향을 맞추지 못하는 일이 벌이진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대전에서 있는 클래식 공연 대부분이 대전예술의전당에서 하는 만큼 이번 공연에서 음향 실수(?)는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공연과 관련하여 대전예술의전당 음향팀 관계자의 보다 전문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다.

첨부파일 : 김다미_03.jpg , 김다미_0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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